요즘 화제인 곡성을 어제 보고 왔다.
스포 당하기 싫어서 별다른 사전지식 없이 봤는데 그래서 그런지
한번만 봐선 잘 이해가 안된다.
영화 해설 글들을 많이 봤는데 내 생각과 다른점이 있어
글을 작성해 보고자 한다.
1. 외지인, 그는 악마인가?
모든 사건의 원인 제공자로 의심받는 외지인.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들의 용의자로 의심을 받아
결국에는 종구(곽도원)에게 죽임을 당하게 되고,
마지막에는 악마, 괴물로 변한 모습으로
영화는 끝난다.
중간 중간 나오는 외지인의 소탈한 모습과 평범한 모습들은
그가 정말 악마일까? 라는 의심을 품게 만든다.
절대 현혹되지 마라 라는 말과는 다르게
저런 모습들은 나를 현혹시켰다.
시장에서 닭을 살 때, 종구 일행을 피해 도망칠 때, 절벽에서 떨어졌을 때
등등 그의 모습은 악마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염소의 머리, 주술을 행하는 것 같은 그의 방
매달아 놓은 닭과 함께 하는 그의 의식들은 또 그를 악마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이렇게 상반되는 모습은 그의 정체를 악마인가 아닌가를 혼란스럽게 하는
장치가 아닐까 생각된다.
마지막 동굴에서 악마로 변한 장면도
추위에 떨며 담요를 뒤집어 쓴 노인같은 모습에서도 그는 악마 같지 않았다.
하지만 부제의 의심으로 점점 악마로 변해 버렸다.
외지인은 악마다 라는 결말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부제는 외지인이 죽을때 보지 못했다.
그래서 낫을 들고 외지인을 죽이러 찾아 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쳐서 병원에 누워 있던 부제가 회복이 되지도 않았던
상황인데 제 정신일리 없는 상황에서
외지인이 스스로 악마라고 인정한 뒤 악마로 변했다.
사람은 믿는대로 생각하고 생각한대로 보인다고 그래서 부제의 눈에
외지인이 악마로 변해 보인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영화는 열린 결말이라 이런식의 의문과 결말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리라 생각한다.
2. 무명, 그녀는 누구인가?
처음에는 미친 사람, 중간에는 마을을 떠도는 혼, 마지막에는 귀신
이렇게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했었다.
종구에게 돌을 던지고, 종구의 손을 잡는 장면에서 귀신은 아니겠다라고 나중에
생각하게 됐다. (선한 쪽의 사람, 무당이 아닐까?)
혼란을 주는건 박춘배씨 야상, 종구 딸의 머리핀, 고깃집 아줌마의 물건
이 세가지 물건을 지니고 있어 종구에게 혼란을 주게 돼
마지막에 무명의 말대로 되지 않아 종구의 딸에게 가족들은 죽임을 당한다.
직접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아 귀신이라는 생각을 계속 했다.
(흰 소복같은 옷, 귀신들린 사람들의 물건을 입거나 착용해서.)
그리고 의문이 드는건 황정민 처럼 굿을 하지 않는가이다.
(왜 직접적인 행동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가!!)
경찰에게 실마리를 주고, 좀 더 행동했다면 살인사건들이 줄지 않았을까?
3. 일광의 반전
일광이 영화 중반부가 되서야 나오고, 그리고 선역이 아니였다는 점이
상당한 반전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중간중간 선역이 아니라는 증거는 나오는 것 같다.
피를 얼굴에 뒤집어 쓰고 굿을 하는 장면, 일본식 팬티, 죽은 까마귀를 보고
황급히 짐을 챙겨 도망치는 장면
(외지인과 까마귀는 굉장히 밀접하게 나왔다. 죽은 자신의 개의 고기를 먹는 까마귀를 방치, 외지인의 집 근처 하늘에서 날아다니는 까마귀들)
난 단순히 황정민이여서 선역이라고 생각하고 봤던 것 같다.
그리고 후반부까지도 무명을 귀신, 악역이라 생각하고,
일광을 선역이라 생각했다.
확신을 한 건 굿을 할 때 동시에 고통받는 외지인의 모습 때문인데
정작 나무인형에 못을 박는 위치와 종구의 딸이 아파하는 위치가 같고,
외지인의 고통받는 위치는 달랐던 점인데 영화 보는 중에서는 파악하지 못했다.
그리고 일광이 굿을 하던 때
박춘배씨 집에서도 굿이 행해지던 중이었던 것 같은데
다들 비중있게 다루지 않는 것 같다.
거기는 갑작스럽게 나왔다. 뭔가 편집상의 이유같다.
그래서 박춘배씨 집이라는걸 강조하기 위해
두번이나 박춘배의 이름이 언급된 것 같다.
일광은 종구의 딸에게 굿을 한 것이고,
박춘배의 집에서는 외지인에게 굿을 한 것이고,
외지인은 박춘배의 시체에게 굿을 한 것이라고 정리 하고 싶다.
혼란이 드는 이유는 일광의 굿이 종구의 방해로 인해 정지된 시점에서
외지인의 고통받는 상황 또한 끝이 나기 때문에 관객들로 하여금
일광의 굿이 외지인의 굿을 방해해 종구의 딸이 고통 받지 않는다고
착각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 점도 감독의 의도가 아닐까 싶다.
현혹되지 말라는 말이 다시 한번 떠오른다.
4. 주인공 종구
딱히 종구에 대해서는 현혹을 줄만한 내용이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주인공이라서.....)
그냥 드는 생각은 딸을 시에 병원에 데리고 가고,
외지인의 집에 그렇게 쳐 들어가는건 아니였다 라는 생각정도?
5. 마무리
열린 결말, 개봉 5일(16일 기준)만에 200만 돌파, 화제성등을 고려해 볼때
나의 생각이지만 이 영화도 천만이나 그에 준하는 흥행을 이어가지 않을까 싶다.
시빌워도 이제 끝물이고, 하드코어 헨리, 엑스맨이 개봉이 돼야
흥행이 조금 주춤해 지지 않을까 싶다.
뭔가 열린 결말이라는게 관객에게는 흥미와 관심을 줄 수 있지만
찜찜함을 느낀다는 관객평도 더러 있었다.
여러 해석이 분분한게 솔직히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에반게리온처럼 감독은 별 생각이 없었지만 팬이 이것 저것 의미를 집어 넣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처음의 성경구절도 관객의 혼란을 주기위해,
현혹시키기 위한 일종의 장치일 거 같기도 하고.
진중한 의미를 부여하기 보단 반전있고, 생각할 여지가 많은 흥미있는
영화라고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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